posted by silverstone236 2015. 4. 17. 04:23

박근혜 대통령 진도 팽목항 방문…세월호 유가족 '항의 표시' 분향소 폐쇄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1주기인 16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방문해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리본 등이 걸린 방파제를 돌아보고 있다.

 

 

대국민 담화 발표 "빠른 시일 내에 세월호 인양"

세월호 유족들 반발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언급 안해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1주기인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방문해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 소식을 접한 세월호 희생자·실종자 가족들은 세월호 진상규명에 미온적인 정부에 항의하며 현지 분향소를 임시 폐쇄하고 자리를 떴다. 추모 행사를 마친 박근혜 대통령은 오후 5시30분쯤 서울성남공항을 통해 출국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팽목항에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세월호 선체 인양에 조만간 착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직도 사고 해역에는 9명의 실종자가 있고 정부는 실종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다해나갈 것"이라며 "얼마 전 세월호 선체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발표가 있었다. 저는 이제 선체 인양을 진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필요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서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선체 인양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희생자·실종자 가족들이 진상규명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을 제한한다는 이유로 폐기를 요구하고 있는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에 대한 별도의 언급은 내놓지 않았다. 대신 박근혜 대통령은 "진상 규명과 관련해서는 국회에서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되었고, 이에 따라 민관 합동 진상 규명 특별조사위원회가 출범하여 곧 추가적인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어 "그동안 정부는 사고 이후 유가족에 대한 긴급 지원을 포함해서 다각적인 지원 노력을 기울여왔다"면서 "앞으로도 유가족과 피해자들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 피해 배보상도 제때에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1주기인 16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방문해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리본 등이 걸린 방파제를 돌아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희생자·실종자 가족들이 분향소를 폐쇄하고 철수한 탓에 따로 헌화나 분향을 하지 못했고, 가족들도 만나지 못했다. 대신 폐쇄된 분향소 문 앞에 놓인 실종자 9명의 사진과 실종자 가족들의 임시 숙소 등을 둘러봤으며, 팽목항 방파제 중간에서 서서 바다를 뒤로하고 대국민 발표문을 읽었다. 이번 팽목항 방문에는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경호실장, 민정수석을 뺀 나머지 9명의 수석비서관 등이 동행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진도 팽목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

앞서 청와대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1주기 추모 행사를 둘러싸고 전날 저녁까지 행선지를 최종 확정하지 못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대통령의 외부 일정은 행사가 끝날 때까지 공개하지 않는 조건으로 기자단 등 언론에 미리 공지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팽목항 방문 일정은 이날 아침에야 통보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출국 시간도 3시간여 연기됐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진도 팽목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

세월호 1주기를 맞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일정을 보면, 박 대통령과 정부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공들여 준비했다는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 청와대는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가장 진정성 있게 유가족을 위로하는 행보가 무엇일지 다양한 형태의 추모 행사들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하지만 정작 박 대통령은 희생자·실종자 가족을 만나지도 못했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유족들의 반발이 워낙 거세다"라는 이유를 대고 있지만, 유족들이 '선체 인양'과 '시행령 폐기'를 최근 들어 요구하고 나선 상황도 아니다. 1주기 전날까지 대통령의 추모 일정도 확정하지 못하고 당일에서야 추가 일정을 잡는 등의 대처는 '무능'이 아니라 '무관심'에 가깝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출처 :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