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silverstone236 2014. 12. 23. 05:26

"박근혜 떨어뜨리려 나왔다" 한마디가 '뒤끝 작렬' 불렀나

 

 

'진보당 해산' 헌재 결정 뒤 '2012년 대선 토론회' 영상 다시 화제

박근혜 대통령 당선 2년 된 날…이정희 대표는 '정치적 사망 선고'

 

 

 

2012년 12월 10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제18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TV토론회에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토론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 2주년인 19일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내리는 순간 많은 이들은 이정희 당시 진보당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려 나왔다"고 말하던 2012년 12월 4일 대선 후보 토론회를 떠올렸다.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헌재의 진보당 해산 결정을 두고 "자유민주주의를 확고하게 지켜낸 역사적 결정"이라고 찬사를 보내는 순간에도 많은 이들이 그 장면을 떠올렸다.

 

통진당 해산 결정에 대한 박근혜 공식입장 발표…"역사적 결정"

관련기사 바로가기  ☞   http://blog.naver.com/oes21c/220216510795

 

 

공교롭게도 당선 2주년을 맞는 그날 지지도가 취임 이후 최저 수준인 37%로 떨어진 박근혜 대통령에게 헌재의 결정은 거듭된 실정이 빚어낸 수세 국면을 반전시킬 수 있는 '정치적 구명줄'과도 같았다.

 

박근혜 당선 2주년…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37% 최저 

관련기사 바로가기  ☞  http://blog.naver.com/oes21c/220217255861

 

 

 

반면 이정희 전 진보당 대표에게 그것은 자신이 몸담았던 정치 결사에 대한 '정치적 사망 선고'이자, 자신에 대한 사법 처리로 이어질 지도 모르는 불길함의 전조이기도 했다.

두 사람은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텔레비젼 토론에서 격돌했다. "나는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출마했다"는 이정희 대표의 거침없는 발언에 박근혜 대통령은 토론회 내내 곤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이정희 대표의 모습은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을 아는 정치권 안팎의 인사들에겐 일말의 불안과 우려를 심어준 것도 사실이었다. 토론회 직후 인터넷 게시판 등에는 '정치인 이정희의 안위'를 걱정하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대체로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이정희는 무사할 수 없을 것'이라거나 "정권이 당 자체를 없애려고 팔을 걷어 붙일 지도 모른다"는 내용이었다.

 

 다카키 마사오 박정희의 충성 맹세 기사가 실린 만주신문

지난해 가을 법무부가 통합진보당에 대해 '정당 해산 심판 청구 소송'을 낸 직후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 나온 것은 이런 점에서 자연스런 귀결이었다. 당시 유튜브와 SNS에선 이정희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창씨명 '다카키 마사오'를 언급하며 공세를 펼치자, 박근혜 대통령이 이른바 '레이저 광선'으로 불리는 적대적 시선을 이정희 대표에게 보내는 장면이 널리 퍼졌다.

 

 

 

당시 토론회 장면은 헌법재판소의 진보당 해산 결정 뒤 다시 한번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당시 동영상을 링크한 뒤 "지난 토론 때 무수리(이정희)의 도발에 '빡친'(분노한) 공주(박근혜)의 뒤끝은 아니겠지"라는 냉소적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진보당 해산 심판 청구의 직접적 계기가 된 이른바 RO 사건과 관련해 2심 법원이 내란 음모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상황이란 점도 헌재 결정의 무리함을 비판하는 논거가 되고 있다.

 

진보당에 비판적인 한 야권 관계자는 "진보당에 대한 해산 결정은 최고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마저도 '증오의 정치'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