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silverstone236 2015. 2. 5. 09:26

박근혜 바뀔까

 

 

 

지지율 급락, 새누리 ‘반란’에도
국무회의에서 정치적 발언 없어
국정 운영 방식 바꿀지 관심
김기춘 실장 후임 인사가 가늠자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사이가 좋지 않은 유승민 의원이 압승을 거둔 다음날인 3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불과 네 시간 전 국회 연설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고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부정했다.

그런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의미있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 회의에 앞서 차를 마실 때는 골프 활성화 얘기를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부처간 정책조율’, ‘청와대-내각간 사전협의’ 강화를 언급했다. 새 원내대표 선출 다음날이었지만, ‘당정 협의’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이 없었고, 당청관계에 관한 발언도 없었다.

화를 내는 사람보다 침묵하는 사람이 더 무서울 때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지지율 폭락, 원내대표 경선 패배 등 연이은 악재에 맞닥뜨린 박근혜 대통령이 과연 국정운영 방식의 변화를 시도할 것인지 여부에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변화에 대한 ‘기대’와 ‘전망’은 엇갈린다. “변화해야 한다”는 주문은 넘쳐나지만 “변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비관론이 더 많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시비에스>(CBS) 인터뷰에서 “지난번 인사에 국민들이 실망을 많이 했다. 대통령의 성공, 정부의 성공에 도움이 되는 그런 사람들로 청와대와 정부를 재구성하라는 것이 국민들의 요구다. 이를 충분히 반영한 인적쇄신안을 내놓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대적인 인적개편을 대놓고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객관적 전망이 아니라 주관적 기대에 가깝다.

전망은 어떨까? 새누리당 의원들은 입을 다물고 있다. 그래도 학자들이 말을 하는 편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변화의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첫째, 자신의 역량으로 정권재창출이 가능하다는 판단, 둘째, 지금처럼 무력한 야당에게 정권이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 셋째, 2016년 공천권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등 현실에 대해 잘못된 확신이 변화를 가로막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서 함께 일했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교통방송>(TBS) ‘퇴근길 이철희입니다’에서 이렇게 말했다.

“(원내대표 경선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겠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을 것이다. 변화할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 그대로 가는 것이고 이제는 국정이 아무것도 안 되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변할 것인지 여부는 결국 김기춘 비서실장 후임자와 후속 개각의 내용을 보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처럼 영남 출신의 ‘비서형 인물’들을 기용하면 변화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참모형 인물’들을 여러 지역에서 대거 발탁하면 그 자체가 변화의 메시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3일 아침 인사에 대해 묻는 기자들에게 “제가 취재한 바로는 오늘 그런 특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대변인도 내용은 모른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