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silverstone236 2015. 2. 4. 03:43

"북한 류경·김숙 이명박 정부와 비밀접촉 특종…당시엔 부인하다 회고록서 시인"

 

◆ 아사히 기자 "위선적" 비판

 

 

'국가기밀이라면 끝까지 지키든지, 당시 언론 보도에 적극적으로 거짓말 해명을 하다가 퇴임 뒤 회고록으로 상세히 공개한 것은 위선적이지 않나요?'

 

마키노 요시히로 미국 존스홉킨스 국제관계대학원(SAIS) 방문연구원(49)은 2일 경향신문 기자와 만나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을 접하고는 부아가 치밀어올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마키노 요시히로 전 아사히신문 기자

 

 

그는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특파원이던 2011년 6월과 8월 류경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과 김숙 국가정보원 1차장의 정상회담을 위한 비밀접촉 과정과 논의 내용, 류경이 방남 후 처형된 경위 등을 상세히 보도했다. 당시 청와대 등 한국 정부 당국자들은 이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적극 부인했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북한 보위부 고위급 인사가 2010년 12월5일 서울을 극비 방문하면서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에 진전을 이뤘지만 이 인사가 평양에 돌아간 뒤 갑자기 처형됐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류경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마키노 연구원은 '정부 당국자가 어떤 보도에 대해 확인을 거부할 수는 있겠지만, 있었던 일을 보도했는데 사실이 아니라고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면 정부와 언론 사이의 기본적인 신뢰가 무너진다는 점에서 아주 심각한 일"이라고 말했다.

 

마키노 연구원은 류경이 갑자기 처형된 데는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 과정에서 비대해진 권력기관인 보위부를 견제하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의중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류경은 귀국 후 서울 방문 시 자신의 행적을 담은 보고서를 성실하게 쓰지 않았고, 이 때문에 남측 인사들과 내통하는 것 아니냐는 반역행위 혐의가 덧씌워졌다고 한다.

 

 

 

류경은 2002년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방북 전 일본과의 비밀교섭을 진행한 이른바 '미스터X'였고, 2009년 북한에 억류된 여기자들을 구출하기 위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마키노 연구원은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저서인 <북조선비록>을 2013년 발간한 바 있다.

 

 

<출처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