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silverstone236 2014. 12. 10. 11:48

 

의혹·현안 태산인데…뒤로 숨는 새누리당

국회 긴급현안질문 신청자 '0'…지도부, 친박계 '강제 배정'

청와대 가선 "한몸", 나와선 "잘못 시정 요구"… 실제론 불구경

새누리당이 비선 국정개입 의혹을 두고 "무책임·무기력'을로 일관하고 있다.

오늘 15~16일 열리는 임시국회 긴급현안질문에 나서겠다는 의원은 9일까지 단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번 긴급현안질문 의제는 비선 국정개입 의혹, 공무원연금 개혁,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위사업)' 문제 등 주요 국정 현안이 망라돼 있다. 야당의 파상 공세를 방어하겠다고 나선 의원들이 없는 전형적 복지부동 태도를 보인 셈이다.

 

 

 

 

새누리당 이군현 사무총장(왼쪽)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는 동안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운데)는 눈을 비비고 있고, 홍문종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은 무표정하게 이 사무총장 쪽을 바라보고 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양일간 우리 당에서 5명씩 10명의 의원들이 질의해줘야 하는데 아직까지 한 분도 신청하지 않았다"며 "끝내 신청이 없으면 강제로 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내지도부는 오후 들어 의원들을 차출해 질문자 10명을 겨우 채웠다. 3선 홍문종 의원과 재선 이학재 의원, 초선 김태흠·김현숙·함진규 의원 등 친박게가 대부분이었다.

 

 

 

앞서 당 지도부 및 의원들은 지난 7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청와대 오찬에서 입을 꼭 다물었다. 전체 의원(158)의 40%인 60여명이 참석한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한몸","우리가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며 적극 대응을 외쳤지만, 정작 현실에선 냉소적 관망으로 돌아선 것이다.

 

 

 

 

박수만 치고 돌아왔다는 여론의 비판이 일자 다음날 김무성 대표는 "만약 잘못된 것이 있다면 당에서 청와대에 반드시 시정을 요구하겠다"고 뒤늦게 각을 세웠다. 새누리당 초·재선 모임인 '아침소리'도 "청와대 인사 및 인사시스템을 혁신하고 대내외적 소통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지만, 그야말로 '시늉'에 그치는 모습이다. 앞서 김무성 대표는 지난 7월 당 대표 당선 직후 "당은 여론을 가감 없이 전달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했다.

집권여당의 이런 행태가 청와대의 불통을 방임·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 정권을 적극 변호하겠다고 발 벗고 나서는 의원들을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조기 '레임덕' 징후까지 엿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중진 의원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친박이라고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을 그만 조지라(비판하라)고 당부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더라"고 전했다.

문제는 청와대에 국민 여론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 때로는 긴장관계도 감수해야 할 집권여당이 이같이 책임을 방기하고 몸을 사리면서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줄곧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청와대의 폐쇄적 국정운영이나 불통 문제를 바로잡을 기회를 오히려 막아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지금 당이 그럴 수 있는 당이냐"며 "내년이면 총선 준비에 들어가게 되는데 언제까지 청와대를 받들고 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허영일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말만 믿고 국정농단 세력을 엄호했다가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커다란 정치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만큼 '눈치보기'와 '피해 가기'에 급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