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silverstone236 2015. 8. 21. 18:18

북한, 첫 포격 20분 뒤 수발 쏴…군, 1시간여 뒤 자주포로 대응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 도발과 관련해 '지하벙커'로 불리는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포격-대응사격 상황


북한이 20일 서부전선에서 첫 포사격을 한 뒤 2시간여 만에 곧바로 대북 확성기 방송의 중지·철거를 요구하고 나선 것을 두고, 군 당국은 북한의 이날 도발이 의도적인 것임을 보여주는 방증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군이 남쪽으로 포를 한 발 발사한 것은 이날 3시53분쯤이다. 당시 연천지역에 주둔한 28사단은 북한의 포사격을 청취하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전 배치된 대포병 레이더가 북쪽에서 발사된 포탄의 궤적을 탐지했다. 궤적 분석 결과 포탄은 14.5mm 고사포로 밝혀졌으며, 연천군 중면 지역의 한 야산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군은 이 지역에 병력을 투입해 낙탄을 확인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그사이 북한은 4시12분쯤 이번에는 76.2mm 직사포를 수발 쐈다. 경계 근무 중이던 장병 여럿이 포성을 들었고, 비무장지대 안 군사분계선 남쪽으로 700m 지점에 연기가 올라오는 것도 눈으로 확인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매뉴얼에 따라 대응사격에 들어갔다. 대응사격은 북한의 첫 포사격 이후 1시간 11분 만인 오후 5시4분쯤 155mm 자주포가 불을 뿜으면서 시작됐다. 사거리 20~30km인 155mm 자주포 1개 포대는 포 6문으로 이뤄져 있으며, 1개 대대는 3개 포대로 구성되어 있다. 대응사격 표격은 비무장지대 안 군사분계선 북쪽으로 500m 지점으로 잡았다. 군 당국자는 "북한의 첫 포격은 한 발뿐이어서 허상일수 있는 반면, 두번째 포격은 수 발이어서 더 위협적이라고 판단해 두번째 포격에 대한 대응사격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두번째 포격의 원점은 확인이 안됐다. 그래서 '원점이 불확실하면 상응하는 표적에 대응사격한다'는 규정에 따라 현장 지휘관이 대응사격을 지휘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포격뒤 전통문 '의도적 도발'

대북 방송시설과 먼 곳에 떨어져

군, 1차 포격때 직접 청취 못해

"2차 포격 위협적 판단해 사격"

 

20일 연천 포격 시간대별 상황



이때까지만 해도 북한군의 포사격 의도를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최근 재개된 대북 확성기 방송을 겨냥한 포격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낙탄이 추정되는 지역이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에서 수 km나 떨어진 곳이라는 점 등이 석연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이 포사격 2시간쯤 뒤인 오후 5시를 전후해 청와대와 국방부에 거의 동시에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하는 문서를 보내오면서 의도가 명료해졌다. 북한은 국방부 앞으로 보낸 전통문에서 남한의 대북 심리전 방송을 "전면적 중대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또 "오늘 오후 5시부터 48시간 내에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지하고 모든 수단을 전면 철거할 것"을 요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을 개시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군 당국자는 "애초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는 지난 4일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 사건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며 "북한이 먼저 이 일에 대해 사과부터 해야 하지만, 사과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시키기 위해 포사격 등 군사적 위협과 함께 대남 전통문을 통해 공개적인 경고를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북 확성기



북한이 경고한 군사적 행동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동안 북한이 확성기를 조준 격파하겠다고 공언해 왔고 이날 실제 포사격을 한 점 등에 비춰, 확성기에 대한 조준사격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추가적인 군사적 행동에 나설 경우, 군 당국은 단호한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휴전선을 사이에 둔 남북 간 무력충돌 우려가 한층 고조되고 있다.



<출처 :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