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silverstone236 2015. 1. 29. 08:59

이명박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 일부 공개

이명박 "김정일 만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 회고록 일부 공개

 

 

 

 

'일관된 대북 정책'을 강조하며 남북 정상회담을 포기하는 순간을 비롯해 임기 5년 동안의 이야기가 담긴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의 일부분이 28일 공개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은 이날 "대북 정책과 중국과의 외교 등 부분에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많다"며 '4장 진화하는 한중관계', 5장 원칙 있는 대북정책' 부분을 일부 공개했다.

 

회고록에는 지난 2009년 북측의 남북 정상회담 제안을 거절했던 때의 뒷 이야기가 담겼다.

 

김기남 당시 북한 노동당 비서는 "저희 장군님께서는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이 잘 실천되면, 앞으로 북남 수뇌들이 만나는 것도 어렵지 않다고 말씀하셨습니다"라고 했다. 북한이 먼저 남북 정상회담 의사를 내비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그러나 "대한민국은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이전 정권이 해놓은 일을 일방적으로 폐기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남북 간에는 많은 합의가 있습니다. 김일성 주석과 노태우 대통령과 합의한 문서도 있고, 저는 이 모든 것이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며 북측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다시 한 번 북한 조문단에게 남북 대화가 핵 문제 등의 논의를 제외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이에 김기남 비서는 "예, 알겠습니다. 말씀을 그대로 정확하게 모두 전달하여 올리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접견을 마치고 나가는 김기남 비서의 어깨를 두드리며 "앞으로 좀 잘 하세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어 원자바오 전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내가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는데 정상회담을 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을 때에도 "북한은 그 동안 남측이 자신들을 만나려 안달한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그러나 나는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정상회담의 대가나 조건 없이 만나 핵 문제를 비롯하여 모든 것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용의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또 지난 2007년 제17대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대통령 당선에 도움을 준 데 대해 감사하는 내용'의 친필 서한을 북측에 보내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수 있다는 제안을 받았던 경험을 회고록을 통해 소개했다.

 

이에 이명박 전 대통령은 "어이가 없었다"며 단칼에 거절했다고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 자신이 내세웠던 '비핵개방 3000구상'을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비핵개방 3000을 통해) 북한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주도권을 우리 정부가 상당 부분 확보했다고 생각한다"며 "임기 내내 '원칙 있는 남북 정상회담'을 둘러싼 북한과의 물밑 접촉도 끊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비핵개방 3000'은 북한의 개혁개방과 민주화를 염두에 둔 정책이었다"고도 고백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3년 2월 대통령의 임기가 끝난 뒤 그해 5월부터 회고록 집필에 착수, 1년10개월의 집필 과정을 거쳤다.

 

'대통령의 시간'은 12개장 800쪽으로 구성됐다. 1장 '나는 대통령을 꿈꾸지 않았다'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어린 시절과 현대에서 보낸 27년 등 개인적인 이야기가 담겼다. 2장에서 부터 11장까지는 정치, 경체, 외교, 사회 등 제반 정책을 설명한다. 마지막 장은 '한 일과 못다 한 일들'로 정책의 아쉬운 점을 담았다.

 

'4대강 사업', '해외자원 외교' 등 현재 진행형인 논란을 포함해 광우병 사태, 세계 금융 위기 대처, 세종시 문제에 대한 철학과 추진 배경과 과정, G20 정상회의 유치 배경, 대북 철학과 대처 방안 등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임기 5년이 담겼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은 다음 달 2일 공식 출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