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이 경찰 채증 포상금 지급했다

국정원이 경찰 채증 포상금 지급했다

채증판독프로그램 포상금 지급 "정보위 소관"

채증판독프로그램 법적 근거없어 폐기해야

 

국정원이 경찰의 채증 실적에 따른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채증판독프로그램 입력 및 운영현황'에 따르면 채증 실적에 따라 경찰의 포상금 지급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경찰청 정보 1과는 채증판독프로그램을 관리 운영하면서 경찰관이 위법 행위를 저지른 사람의 신원과 채증판독프로그램에 저장돼 있는 데이터베이스 사진을 비교해 특정 피의자로 최종 확인하면 포상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왔다.

문제는 포상금 주체가 국정원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김 의원실은 경찰청 정보 1과 소속 경찰관에서 포상금 지급 예산 주체를 질의한 결과 '국정원'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그리고 2009년부터 2014년 9월까지 채증판독관련 포상급 지급 현황을 제출하라고 요청했는데 "포상금 지급 현황은 정보위 소관으로 답변할 수 없음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람"이라는 경찰청의 답변이 돌아왔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왜 국정원이 경찰의 수사와 관련해 예산을 지급하는 이유 자체도 밝히기 어렵다고 한다"며 "정보위 소관의 국정원 예산은 전체규모만 보고하고 결산하기 때문에 세세한 내용을 알기 어렵다"고 전했다.

경찰청은 또한 같은 시기 채증판독 관련 포상금을 지급 받은 경찰관의 수에 대해서도 '정보위 소관'으로 답변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재연 의원은 "경찰청 예산의 집행이 적법한 범위를 벗어나 채증 포상금 지급에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며 "실제 포상금 지급을 국정원 예산으로 해왔거나 '깜깜이 예산', '묻지마 예산'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국정원의 특수 활동비를 경찰의 채증관련 예산에 숨겨왔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채증판독프로그램 자체에도 문제가 많다. 경찰청이 채증판독프로그램을 구축한 시기는 2001년인데 현재까지 3만4033건의 사진을 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중 일부를 페기했지만 현재에도 5167건의 사진이 보관 중인 것으로 나왔다.

경찰은 채증활동규칙에 따라 채증판독프로그램을 운영 관리한다고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프로그램상 사진이 저장돼 있고 채증 자료의 열람, 정정, 삭제 등을 청구할 수 있는 방법도 제한돼 있어 인권침해 가능성이 높다. 수사를 명분으로 해서 시민의 개인정보를 저장해놓고 내사 단계부터 신분증 사진과 무분별하게 대조해보고 있다는 점에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도 있다. 

 

채증판독프로그램 입력 현황

 

또한 채증판독프로그램의 채증자료 입력현황을 보면 이명박 정부 들어서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왔다.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총 1만 317건, 연평균 1280여건이 채증판독프로그램에 입력된 것으로 나왔는데 2009년 들어 5496건, 2010년 2329건, 2011년 3422건 2012년 4007건, 2013년 5366건, 2014년 9월 현재까지 3096건으로 집계돼 연평균 4000여건을 입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명박 정부 들어 채증 자료 입력이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로 이어지면서 집회, 시위를 위축 시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채증이 이뤄졌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김 의원은 "채증판독프로그램 운영 전반에 대한 국정원의 개입 정도에 대한 국민적 의혹에 대해 즉시 해명해야 한다"며 "아울러, 채증판독프로그램 자체가 법적 근거 없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즉시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