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silverstone236 2015. 4. 16. 03:42

성완종, 회사서 빌린 182억 중 일부 정치자금 유입 가능성

 

 

◆ 검찰 "상당수 용처 확인 안돼"…자금추적 수사 확대

◆ 이완구에 3천만원 주기 한 달 전 5천만원 '쪼개기 출금'

◆ 전도금 32억과 대여금 일부 섞어 '자금세탁' 여부 주목

 

 

검찰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조성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비자금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공사현장 비용 명목으로 경남기업에서 현금 지급된 '현장 전도금'을 주요 비자금 저수지로 지목하고 수사를 벌여왔지만, 성완종 전 회장이 경남기업에서 빌린 것으로 회계 처리된 대여금 182억원도 용처가 규명되지 않은 돈이 적지 않다고 보고 이 부분에 수사 인력을 투입하기로 했다.

 

 

경남기업 42년 만에 상장폐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불법자금 제공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된 가운데 15일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증시에 입성한 경남기업이 자본잠식으로 42년 만에 상장폐지된다.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경남기업 본사에 지난 13일 성완종 전 회장을 추모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14일 경향신문이 확보한 검찰의 자금추적 내역을 보면 성완종 전 회장은 대아건설 등 3개 계열사에서 72회에 걸쳐 총 182억6600만원을 빌려갔다. 2008~2011년엔 대아레저산업에서 37차례에 걸쳐 95억5000만원, 2011~2014년엔 주로 대아건설을 통해 29차례에 걸쳐 75억9100만원을 빌린 것으로 돼 있다. 지난해엔 대원건설산업에서 6번에 나눠 11억2500만원이 지급됐다. 대여금은 우리은행 SCH제일은행 등에 개설된 성완종 전 회장 명의의 계좌로 이체됐다.

 

 

고 성완종 전 회장 경향신문과의 인터뷰

 

 

성완종 전 회장은 지난 9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완구 총리에게 3000만원을 건넸다면서 대여금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내가 참, 회사 돈 빌려다가 이렇게 (이완구에게) 준 것"이라고 말했다. 성완종 전 회장의 측근은 그가 이완구 총리에게 돈을 건넨 시점은 재·보궐선거를 앞둔 2013년 4월4일이라고 밝혔다. 성완종 전 회장은 이 시기에 즈음해 대아건설에서 잇따라 목돈을 빌렸다. 1월9일 1억6500만원을 시작으로 1월10일 5000만원, 2월8일 1억5000만원 및 3월11일에도 5000만원을 빌리는 등 그해 1~3월에만 3억7000만원을 대출했다.

 

성완종 전 회장은 비슷한 시기에 현장 전도금 명목으로도 상당한 현금을 인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등에 따르면 성완종 전 회장은 독립기념관 건립공사 현장 전도금 명목으로 대아건설에서 2013년 3월8일 1000만원과 500만원 등 1500만원, 3월11일 800만원, 3월22일 900만원과 600만원 등 1500만원, 3월29일 500만원과 700만원 등 1200만원을 인출했다. 3월 한 달 동안 7차례에 걸쳐 총 5000만원의 자금을 조성한 것이다. 그는 하루에 인출한 금액이 1000만원이 넘었던 3월8일과 22일, 29일에는 한 계좌에서 1회당 1000만원 이하로 인출했다. 사법 당국 등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쪼개기 출금'을 했다는 추론이 가능한 대목이다.

 

검찰 관계자는 "성완종 전 회장이 과거 정치자금법 위반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기 때문에 2013년 4.24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고액 인출 시 조여올 사법당국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치밀하게 움직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성완종 전 회장은 4월8일부터 재·보선일 직전인 같은 달 22일까지 6회에 걸쳐 3900만원을 추가로 인출했다. 성완종 전 회장은 당시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지만 현역 국회의원에 향토 기업인 출신으로 새누리당 충남도당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점에서 이 돈 역시 별도의 선거자금으로 투입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성완종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대여금을 은행대출 원리금 변제와 소송비용, 세금 납부 등에 사용했고, 대여금 중 일부는 갚아서 현재 141억원의 단기대여금만 남은 상태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전도금에 대해선 "회계 실무를 잘 몰라 전문경영인이 처리한 내역이며, 전도금의 조성 경위 및 사용처는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성완종 전 회장 측이 대아건설과 대원건설산업에서 나온 전도금 32억8731만원과 대여금 가운데 일부를 섞어 자금을 '세탁'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여금 가운데 일부가 명목상 용처와 달리 전도금과 섞여 정치권으로 흘러들어갔을 수 있다는 것이다.

 

 

<출처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