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silverstone236 2014. 11. 29. 01:33

서북청년단 재건총회 강행, '극우 반공' 표방

 

ㆍ대관 취소 수련관 측에 "빨갱이" 욕설·몸싸움… 경찰 80여명 투입

지난 9월 서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참사 추모 리본 훼손을 시도해 논란을 일으킨 '서북청년단'이 28일 서울 중구 서울시립청소년수련관에서 재건총회를 열었다. 단체의 성격을 뒤늦게 알게 된 수련관 측이 대관을 취소했으나 이들은 수련관 측과 물리적 충돌을 일으키며 총회를 강행했다.

1946년 11월 북한 출신 청년들이 주도해 만든 서북청년단은 '반공'을 표방하며 해방 직후 공산주의자라고 의심되는 이들에게 무차별적인 폭력과 테러를 자행한 단체다. 이들은 제주 4·3사건 당시 주민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해 악명을 떨쳤다.

28일 서울시립청소년수련관에 따르면 서북청년단 회원 50여명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수련관 3층 대강당과 1층 카페테리아에서 "총회를 강행하겠다"고 나서 이를 막으려는 수련관 관계자들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서북청년단 회원 이모씨는 한 수련관 관계자를 뒤로 밀어 넘어뜨렸다. 다른 회원들은 수련관 관계자에게 욕설을 했다. "니들 빨갱이 아니냐", "이 땅의 빨갱이들을 다 몰아낼 거다"라는 고함도 나왔다. 경찰은 8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충돌이 확대되는 것을 막았다.

 

서북청년단 재건위원회 회원들이 28일 서울 중구 수표동 서울청소년수련관에서 재건 총회를 열려다 이를 제지하는 수련관 관계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수련관 측은 27일 "시설 대관 운영 규칙상 수련관 설립 취지나 운영 내용에 반하는 행사는 허용할 수가 없다"며 강당 대관을 취소했다. 수련관 측은 "청소년 단체인 줄 알고 대관을 허용했지만 관련 보도(경향신문 11월27일자 11면)를 보고난 뒤 단체의 정치적 성격을 알게 돼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수련관 측은 대신 사용할 수 있는 건물을 안내했다. 하지만 서북청년단은 1층 로비에서 플래카드와 깃발을 내걸고 개회를 선언했다. 당시 5층에서는 학생 20여명이 참여하는 위탁 대안학교 수업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수련관 측은 "소란이 일어나자 학생들의 수업시간을 조정했다. 하지만 1층에서 수련관을 이용하던 학생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고 말했다.

서북청년단은 '마지막 생존자'로 알려진 손진씨(95)를 총재로, 정기승 전 대법관과 박희도 전 육군참모총장 등을 고문으로 위촉했다. 행사에는 이들을 포함해 맹천수 바른사회시민연대 대표, 장경순 자유수호국민운동 총재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종북좌익들이 각 분야에 파고들어 국론을 분열시키며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 역사의 뒤안길에 사라진 서북청년단이 다시 일어섰다"고 밝혔다.

서북청년단은 이날 소란에 대해 "이미 서면계약을 했고 계약금은 환불되지 않아 적법한 대관이었다"며 "수련관 측에 권리행사 방해죄, 업무방해죄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고 배후세력을 철저히 추적할 것이다. 서북청년단의 방식대로 응분의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