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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lverstone236 2015. 5. 2. 22:47

박근혜, 남미 순방 일정 여유 불구 서두른 출국…동선마저 혼선의 하루

 

 

팽목항서 예정보다 일찍 자리 떠, 애초 무안공항행 대신 청와대로

김무성과 성완종 리스트 파문 대책 논의, 출국 장소·시간 부랴부랴 변경도

내일부터 콜롬비아 공식 일정 알려져, 세월호 행사 회피용 의문만 남겨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6일 박 대통령의 남미순방을 앞두고 청와대에서 백석자 없이 만나 정국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1주기인 16일 박근혜 대통령의 동선은 종일 혼란스러웠다. 진도 팽목항 분향소를 찾고 추모 메시지를 발표한다는 계획을 확정하고도 하루 내내 오락가락하다 애초 계획보다 3시간 늦게 중남미 4개국 순방을 떠났다. 이 과정에서 순방 첫 날 일정에 여유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굳이 일찍 출발해야 했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등 대통령의 세월호 추모 분위기 회피 논란도 일었다.

 

 

팽목항 찾았으나 유가족들은 냉대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세월호 참사 해역에서 가장 가까운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도착했다. 지난해 5월 희생자 추모와 유가족 위로를 위해 현장을 찾은 지 11개월 만이었다.

 

검은색 정장 차림의 박근혜 대통령은 유기준 행양수산부 장관, 이주영 전 해수부 장관, 이낙연 전남도지사 등의 안내를 받아 팽목항에 마련된 분향소로 이동했다. 이병기 비서실장을 비롯해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대부분이 수행했다. 그러나 희생자 및 실종자 가족들이 대통령 도착 전 분향소 문 앞에 탁자와 실종자 사진을 놓고 분향소를 임시 폐쇄한 뒤 떠나는 바람에 헌화와 분향은 하지 못했다. 대신 박근혜 대통령은 분향소 앞에 있던 실종자 9명의 사진을 바라봤고, 이주연 전 장관과 유기준 장관이 박 대통령에게 실종자 사연을 설명하지 말 없이 듣기만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어 분향소 옆 실종자 가족 임시 숙소를 둘러보고 300여m 떨어진 방파제로 이동했다. 박 대통령은 200m 정도 길이 방파제에 붙어 있는 현수막 등을 읽으며 걸어간 뒤 중간쯤에서 바다를 뒤로 하고 섰다. 그리고 "1년 전 오늘 우리는 온 국민에게 충격과 고통을 안겨준 세월호 사고로 너무나 소중한 많은 분들을 잃었다"며 대국민 발표문을 읽어 나갔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1주년인 16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방문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팽목항 방문은 작년 5월4일 이후 11개월여만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애초 40분 정도 팽목항에 머물 예정이었으나 유가족 만남이 불발되고 분향소마저 폐쇄되면서 25분 만에 현장을 떠났다. 박 대통령이 팽목항에서 이동하는 동안 일부 시민들이 항의 피캐팅을 하기도 했다.

 

 

오락가락하다 3시간 늦춰진 출국 일정

 

하지만 팽목항 방문 이후 박 대통령이 무안공항에서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타고 콜롬비아로 출국하는 대신 청와대로 돌아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만나는 바람에 동선이 흐트러졌다. 애초 대통령은 아침 일찍 청와대를 출발, 공군2호기로 서울공항에서 무안공항으로 이동한 다음 팽목항을 방문한 뒤 다시 무안공항으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청와대 기자단과 기타 수행단은 공군1호기 편으로 서울공항에서 무안공항으로 내려가 대기하다 대통령이 돌아오면 현지에서 출국하기로 돼 있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이 일정을 바꿔 서울로 복귀한 뒤 김무성 대표와 회동하는 일정을 잡는 바람에 순방단 출발은 3시간이나 지연됐다. 이 과정에서 오전 9시40분 서울공항으로 출발했던 기자단은 광화문에서 다시 춘추관으로 돌아오는 소동이 벌어졌다. 출발 공항이 서울공항으로 변경되고 출발 시간도 늦춰졌기 때문이다. 일정 변경 이유로 안산 세월호 합동분향소 추모식 참석 가능성 등이 점쳐졌으나 결국 '성완종 리스트' 파문 수습을 위한 김무성 대표 면담 때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반나절 여유 있는데 왜 빨리 출국했나

 

결과적으로 첫 순방국인 콜롬비아 보고타 도착은 17일 오후 8시(현지시간)에서 11시로 3시간 늦춰지게 됐다. 청와대 측은 "콜롬비아에 새벽에 도착하게 돼 환영 의전행사를 못하게 됐다고 양해를 구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콜롬비아에서의 공식 일정은 원래 18일 낮부터 시작돼 처음부터 반나절 이상 여유가 있었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이 굳이 세월호 1주기인 16일 낮에 출국하지 않아도 됐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청와대 측은 "콜롬비아 국내 일정상 이렇게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껄끄러운 세월호 관련 행사를 피하려 했다는 의문만 남겼다. 청와대와 외교 당국의 순방 일정 조정 등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출처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