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silverstone236 2015. 8. 27. 16:28

윤여준 "'대면보고 기피' 박근혜 대통령, 문자와 말 차이 몰라"


CBS 라디오 출연…박근혜 대통령 권위주의적 의사결정 비판

"중세 궁정정치도 아니고…" '문고리 3인방' 겨냥 직격탄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박근혜 대통령이 문자와 말의 차이를 모르는 거 아니가 싶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27일 박근혜 대통령이 장관이나 참모 등을 직접 마주하는 '대면 보고'를 꺼리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8월 25일) 평가를 주제로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다.

 


김영삼 정부에서 청와대 공보수석 등을 지낸 윤여준 전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면 보고를 기피한다는 비판이 있다'는 물음에 "저도 청와대 근무를 오래한 사람으로서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아마도 박근혜 대통령이 문자와 말의 차이를 모르는 거 아니냐. 서면으로 보고받는 거 하고 대면보고를 받는 것 하고 어떤 차이가 생기는 지를 몰라서 그러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의 중요한 의사결정은 이리 가면 저게 문제되고, 저리 가면 이게 문제 되고 하는 딜레마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며 "그걸 현명하게 판단하려면 관련 부서 책임자와 교감을 해서 공감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건 서면보고로는 되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이걸 안고치면 하반기 국정운영에 굉장한 어려움을 자초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윤여준 전 장관은 8.25 남북 고의급 합의에 대해서는 "대결 구도를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마련돼서 높이 평가하고 굉장히 의미있는 출발"이라고 긍정 평가하면서도, "그러나 이것이 앞으로 국정 동력의 큰 에너지를 보태주는 중요한 모멘텀이 될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를 평가할 때 항상 무능과 무책임, 때로는 무원칙까지 수식어가 달렸는데, 임기 전반기를 마치면서 국민으로부터 이런 평가를 받았으면 (앞으로) 어떻게 얘기할 여지가 없는 거 아니냐"고 비관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이 2년 반 동안 투명하고 효율적인 대한민국의 기틀을 만들었다'고 평가한 데 대해서도 "대한민국의 기틀이요? 투명하고 효율적이었다고요? 저는 그 두가지 다 납득 못하겠다"며 "당초 공약했던 것 중에 몇 퍼센트나 입법이 됐냐"고 되물었다.


윤여준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의 성과가 미진한 이유로 박근혜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국가 통치 방식과 공적 시스템 무력화를 꼽았다. 윤여준 전 장관은 "헌법에 정해진 원칙에 따라 민주적으로 국가통치를 해야 되는데, 권위주의 시대가 이미 지난 지가 그렇게 오래됐는데도 여전히 권위주의적인 모습을 계속 보여왔다"며 "특히 입법부를 존중하지 않는다든지 야당을 국정의 동반자로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공개적으로 여러 번 보여줬는데 이건 문제의 아주 핵심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물러나면서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지키고 싶었기에 그동안 버텼다"고 밝힌 점을 언급하며 "나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하려고 한 말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토로라고 본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이 말을 뼈 아프게 새겨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여준 전 장관은 또 "대통령이 매번 중요한 결정을 할 때마다 의사결정 구조가 늘 분명하지 않다"며 "대통령 비서실이라는 방대한 공적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데, 늘 그 조직은 배제돼 있다고 하고, 여러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건 '문고리 3인방'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윤여준 전 장관은 "옛날 중세 때 궁정정치도 아니고 어떻게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이 이렇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냐. 공적 시스템을 무력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