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silverstone236 2015. 3. 11. 00:50

박근혜 제부 신동욱 '석고대죄 단식'했더니…뉴욕타임스 "한미동맹 외려 훼손"

 

 

 

박근혜 제부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9일 오후 신촌 세브란스 병원 앞에서 마크 리퍼트 미국대사의 쾌유를 기원하며 석고대죄 단식을 하고 있다.

 

 

"한국인으로서 마크 리퍼트 대사를 칼로 찌른 미친 사람을 미워합니다. 미국인들에게 깊이 사과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은 역겹네요. 오버하고 있어요. 한국인들 사이에서 미국인과 한미동맹의 이미지를 훼손시킬 겁니다." 미국 대사관 근처에서 지난 7일 일부 기독교인들이 부채춤을 추고 무릎을 꿇는 모습을 지켜본 김미현(36)씨는 미국 <뉴욕타임스>에 이렇게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9일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으로 한국에서 그의 쾌유와 한미동맹 유지를 바라는 목소리가 터져나왔으나, 보수세력의 일부 행동으로 인해 이제는 '역풍'이 불고 있고 박근혜 정부와 그 지지자들이 미국을 "숭배"하면서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경찰이 리퍼트 대사를 공격한 김기종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는 것을 두고, 국가보안법은 미국 정부가 수십년 동안 비판해온 '악법'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뉴욕타임스>는 한국 언론들이 피를 뚝뚝 흘리는 리퍼트 대사의 모습을 처음 보도했을 때 "한국인들은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후 리퍼트 대사의 쾌유를 바라는 사람들이 리퍼트 대사의 블로그와 트위터 계정을 찾았으며, 보수단체 활동가들이 미국 대사관 근처에서 주장했던 내용 등을 메시지로 실어날랐다고 했다. 하지만 메시지의 톤은 곧바로 일종의 죄책감과 사과문으로 돌변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한국의 주류 보수주의 이데올로기는 미국을 한국전쟁 때 남한을 지키기 위해 수만명의 자국인을 희생시킨 '구세주'로 여기도록 가르친다고 했다. 나이 든 많은 한국인들은 김기종씨를 '몰지각한 범죄자'라기보다는 '배은망덕한 인간'으로 본다고 했다.

 

 

보수단체들의 '종북' 화형식

 

<뉴욕타임스>는 특히 리퍼트 대사가 입원 치료를 받은 병원 앞에서 홀로 '석고대죄 단식'을 신동욱씨의 애기를 전하며, 그가 바로 박근혜 대통령의 제부라고 지적했다. 또 군복을 입은 한국인들이 미국 대사관 근처에 모여 "전쟁 때 미국인의 도움을 잊지 말자", "종북 척결" 등의 구호를 외쳤다면서, 이번 사건이 한미동맹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라고 전했다.

 

 

부채춤을 추며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쾌유를 기원하는 개신교 단체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쾌유를 기원하며 큰절을 하는 개신교 단체

 

그러나 이런 행동들은 곧 반발에 부닥쳤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한 블로거는 "해도 너무한다. 그들의 행태는 신을 숭배하는 것 같다"고 했으며, 다른 블로거는 '사랑해요, 미국' 정서를 과거 일본이 한반도를 침략했을 때 군대를 보낸 중국을 숭배하기 위해 지은 사당에 비유했다고 했다.

 

 

 

 

존 델러리 연세대 교수는 "한국인들은 충격을 받고 개인적 차원에서 리퍼트 대사에 깊은 연민을 느꼈다. 심지어 자국의 손님을 잔인하게 공격했다는 데 죄책감도 느꼈다"며 "그러나 지금은 정부 관리들과 정치권이 '고립된 사건'인 이번 사건을 과도하게 정치적으로 이용해 종북몰이와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이 신문은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과 보수정당의 지도자들이 사건 발생 직후 김기종씨의 '종북 관련성'을 넌지시 내비쳤다고 지적했다. 사건 발생 직후 곧바로 김기종씨의 행위를 "한미동맹에 대한 테러 공격"이라고 규정하면서 "배후세력"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또 한국 경찰이 살인 미수 혐의로 김기종씨를 구속했으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도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데이비드 스트라우브는 "어리석게도 한 정신나간 사람의 폭력적 행동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정부는 한국 정부가 북한에 우호적으로 여겨지는 사상을 억압하기 위해 국가보안법을 매카시즘의 도구로 사용해 온 것을 수십년 동안이나 비판해 왔다"고 말했다.

 

 

 

<출처 : 한겨레>

posted by silverstone236 2015. 3. 10. 02:59

(동영상)"개고기 선물에 부채춤"…'흥분한 한국'

 

리퍼트 피습 사건, 미국은 '개인 일탈'…한국은 또 '공안몰이' 시동?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시습 사건이 '종북물이'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정작 미국 사회는 이번 사건을 "극단주의자의 개인적 도발"로 규정한 반면, 한국은 집권당인 새누리당부터 보수단체에 이르기까지 이를 '종북 사건'으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공안몰이에 나서는 분위기다. 보수단체 회원들의 쾌유 기원 집회도 잇따르고 있다.

 

리퍼트 대사 피습 다음 날인 지난 6일, 서울 광화문 일대는 그의 쾌유를 기원하고 종북세력 척결을 주장하는 보수단체의 집회로 하루종일 북적였다.

 

 

지난 6일 보수단체 회원들이 서울광화문 일대에서 리퍼트 대사 쾌유와 함께 종북세력 척결을 주장하며 인공기 화형식을 진행했다.

 

 

자유민주수호연합과 나라사랑실천운동 등 10여 개 보수단체들은 미국대사관 인근 KT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리퍼트 대사에 대한 테러는 극소수 종북세력의 반동"이라며 "이번 반미 테러를 계기로 평화통일과 민족자주의 가면을 쓰고 북한을 비호하는 종북 반미 세력을 척결해 달라"고 촉구했다.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준 미국에게 감사합니다'라고 쓰인 펼침막을 들고 기자회견을 연 이들은 성조기와 태극기를 각각 흔들며 피의자 김기종 씨에 대한 배후 세력 색출을 촉구하기도 했다.

 

어버이연합과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자유청년연합 역시 이날 비슷한 내용의 기자회견과 집회를 잇따라 광화문일대에서 열었다. 어버이연합은 피의자 김기종씨의 화형식을 진행했고, 종북좌익척결단은 사건이 사건이 벌어진 강연 행사를 주최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앞에서 인공기를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너무 부끄럽다'는 플래카드도 보였다.

 

 

 

주말인 7일엔 리퍼트 대사의 쾌유를 기원하는 개신교인들의 기도회와 부채춤, 발레 등의 공연까지 등장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한성총회는 '마크 리퍼트 대사 쾌유 기원 및 국가안위와 사회발전을 위한 경배 찬양 행사'를 열고 각종 공연을 펼쳤다.

 

 

 

 

 

 

 

 

이들의 기도회 사진은 미국 <폭스뉴스>에 '한국인 지지자들, 피습당한 미국 대사에게 개고기 제공(Well-wishing South Korean offers dog meat to injured US ambassador)'이란 제목의 기사로 보도되기도 했다.

 

 

 

 

미국 <폭스뉴스>에 보도된 마크 리퍼트 대사의 쾌유 기원 기도회와 기사

 

 

앞서 마크 리퍼트 대사가 입원 중인 세브란스병원 측은 지난 6일 한 70대 남성이 리퍼트 대사에게 전해 달라며 개고기와 미역을 들고 병원을 찾았다고 밝힌 바 있다. <폭스뉴스>는 이 소식을 전하며 기사 말미 "개 애호가인 리퍼트는 목요일 피습 전 서울의 거주지 근처에서 바셋하운드종의 애견 '그릭스비'와 함께 자주 산책을 했다"고 썼다.

 

 

박근혜 정부, 또 '공안몰이' 나서나

 

 

우리마당 김기종씨에 피습당한 마크 리퍼트 미국 주한대사를 방문한 새누리당 김무성, 나경원 의원

 

 

이번 피습 사건을 '공안 사건'으로 몰고 간 것은 극우성향 단체들 분만이 아니다. 중동 4개국 순방 중 이 사건을 보고받은 박근혜 대통령은 "한미동맹에 대한 테러"라며 '배후 수사'를 지시했고, 이런 박근혜 대통령의 '지침'에 따라 검·경은 전담팀 110여 명을 투입해 김기종씨에 대한 배후 수사와 함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당·정·청 역시 지난 6일 회의에서 이번 사건을 '종북세력 사건으로 규정하고 배후를 철저히 조사하는 것에 공감했다"(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라고 밝혔다. 피습 사건 첫날 충격에 빠졌던 미국사회가 이 사건을 '개인 일탈'로 규정하며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해 한국의 정치권과 언론 모두 이 사건을 '테러'라고 규정한 반면, 미국에선 일관되게 '공격', '폭력' 등으로 표현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정치적 의미가 있는 '테러'가 아니라, 개인의 우발적인 돌출 행동이라는 성격 규정이다.

 

일각에선 미국과 결이 다른 이런 접근 방식이 집권 이후 '공안몰이'를 줄곧 정국 전환 카드로 사용해온 박근혜 정부가 이 사건을 또다시 국내 정치용으로 활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우리마당 김기종씨에게 피습당한 마크 리퍼트 미국 주한대사를 방문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