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silverstone236 2015. 8. 19. 08:02

"잘가요…29번 도로의 배트맨" 슬픔에 빠진 미국



배트맨 복장을 한 채 불치병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고 격려하는 활동을 14년간 이어왔던 사업가가 자신의 '배트모빌'에 치여 사망했다. 그의 선행이 2012년 우연히 유명해졌던 터라 미국사회는 큰 슬픔에 잠겼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가디언 등은 '29번 도로의 배트맨'으로 불렸던 사업가 레니 로빈슨이 16일 밤 메릴랜드주 헤이거스타운의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29번 도로의 배트맨 레니 로빈슨


경찰은 레니 로빈스는이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열린 행사를 마치고 자신의 배트모빌을 타고 복귀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도로에서 차량이 멈춰서자 로빈슨은 엔진을 살펴보기 위해 차의 앞쪽으로 이동했고, 그 순간 뒤쪽에서 달려온 토요타 캠리 자동차가 배트모빌을 들이받은 충격이 전해지며 현장에서 사망한 것이다. 사고가 발생하기 수분 전 그가 자신을 알아본 어린이들에게 장난감을 선물한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어린이 병동을 찾은 29번 도로의 레니 로빈슨


그는 어린이 병동을 찾을 때면 수십만달러를 들여 1960년대 배트맨 TV쇼에 등장하던 배트모빌 모양을 흉내낸 람보르기니 차량을 이용해왔다. 레니 로빈슨은 실제 배트맨처럼 보이기 위해 매번 45분씩 걸리는 분장을 해왔고, 병원을 한차례 방문하고 나면 몸무게가 2kg씩 빠지는 고생을 감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레니 로빈슨의 선행은 2012년 그가 번호판 대신 배트맨 마크를 달고 달린 탓에 경찰 단속에 걸리며 널리 알려지게 됐다. 단속이 이뤄졌던 장소는 미국 메릴랜드주 실버스프링의 29번 도로로 이후 '29번 도로의 배트맨'이라는 별칭이 붙는 계기가 됐다. 당시 레니 로빈슨은 머리부터 발 끝까지 배트맨 복장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차에는 배트맨 마크를 붙여둔 상태였다. 관련 사진과 영상이 인터넷에 순식간에 퍼져나갔고 그는 놀림감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상황이 악화되자 레니 로빈슨이 남몰래 선행을 펼쳐온 것을 알고 있던 마이클 로젠월드 워싱턴포스트 기자는 사연을 공개하자 제안했고, 레니 로빈슨이 워싱턴 북동쪽에 있는 국립아동의료센터에 함께 가는 것을 조건으로 허락하며 배트맨 활동이 세상에 알려졌다. 


2012년에는 배트맨 영화가 상영 이던 콜로라도주 한 영화관에서 총기난사가 발생한 탓에 "어린이들이 배트맨을 보고 놀랄 수 있다"는 이유로 어린이 병원들로부터 방문 거절을 당하기도 했다. 레니 로빈슨은 당시에도 '병원들의 결정을 이해한다"며 "그러나 어린이들의 치료를 돕기 위해 내 임무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출처 : 매일경제>